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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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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7 (수) 1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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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지도서 쓴 김충경 교사 자녀 지도 살펴보니… 연산 연습만 꾸준히 해도
국민일보 2008-02-27 황세원 기자
수학지도서 쓴 김충경 교사 자녀 지도 살펴보니… 연산 연습만 꾸준히 해도 절반 성공
"엄마, 모르는 문제 좀 봐주세요." "무슨 과목인데?" "수학이요." "수학? 그건 선생님께 여쭤봐." 자녀 공부에 관심은 많지만 유독 수학 앞에서만은 작아지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어려운 문제가 나와 당혹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 방법만 제대로 익히면 초등학교 수학은 엄마가 충분히 지도할 수 있다. ‘수학 100점 엄마가 만든다’의 공동저자인 서울 동산초등학교 김충경(41) 교사의 조언을 통해 자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수학 지도 방법을 알아본다.
◇초등 수학은 6개 영역이 전부다=서울 명륜동 집으로 찾아가 만난 김씨는 올해 6학년이 되는 딸 양혜원(12·혜화초교)양의 공부를 봐주고 있었다. "혜원이가 수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저랑 공부한 부분 만큼은 자신감을 갖더라고요."
김씨는 초등 수학은 '수와 연산', '도형', '측정', '확률과 통계', '문자와 식', '규칙성과 함수' 등 6개 영역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중·고교에서도 계속 등장하며 난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처음에 기초 공사를 잘 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엄마들은 이 6개 영역이 각 학년별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만 파악해도 지도가 훨씬 쉬워진다고 한다. "6학년 아이가 분수 계산을 어려워한다면 5학년 때 약수와 배수 개념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이때는 과감히 5학년 교과서를 펼쳐 그 부분을 연습시키면 금방 좋아지죠."
◇연산 연습을 꾸준히 시키자=김씨는 "초등 수학은 절반 이상이 연산 능력에 좌우된다"며 "연산만 실수 없이 빠르게 해도 '수학 잘하는 아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것이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연결된다"고 귀띔했다.
김씨의 방법은 100칸짜리 연산 표를 하루에 두 장씩 풀게 하는 것. 맨 왼쪽과 위쪽 10칸에 각각 쓰여진 숫자를 주어진 연산기호에 따라 차례로 계산한 뒤 가로와 세로가 교차하는 빈칸에 답을 기재하는 방식이다. 빠른 계산을 위해 초시계로 시간을 잰다. 이 경우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틀린 답마다 10초씩 더하는 식으로 기록을 측정하면 좋다. 혜원이의 경우 곱셈 연산표 한 장을 1분20여초만에 다 풀었다.
김씨는 "하루 두 장씩 2주간만 하면 수학 성적이 하위권인 아이들조차 장당 2분 미만에 풀게 된다"며 "학습지를 주고 '엄마 없을 때 풀어놔라'고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루 5분만 투자해서 봐줄 경우 아이 흥미도 커지고 실력도 빠르게 좋아진다"고 말했다.
◇생활 사례로 개념 이해시켜야=김씨가 6학년 교과서를 보여주며 "6학년은 총 8개 단원 중 3개가 비율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하자 혜원이가 한숨을 내쉰다. 처음 듣는 '비율' 개념이 등장하니까 겁이 나는 모양. 그러나 김씨가 "혜원이 넌 이미 아는 거야"라고 말하자 눈이 동그래진다.
"엄마랑 빵 만들어봤지? 지난 번엔 밀가루 200g에 기름 100㎖를 넣었는데 이번에는 그 두 배만한 빵을 만들려면 얼마씩 넣어야 할까?" "밀가루 400g이랑 기름 200㎖이죠." "봐, 그게 비율이야." 이 설명에 혜원이는 "정말 아는 거였네요"라며 웃었다.
"초등학생은 실생활에서 직접 접해야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는 김씨는 "개념은 대충 넘어가고 문제만 풀어서는 결코 수학을 잘할 수 없고 나무쌓기, 바둑돌 세기 등으로 쉽고 정확하게 개념을 익혀야 기본기가 탄탄해진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함께 풀어보자=초등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길어지는 서술형 응용문제들. 문제가 어렵기는 엄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김씨는 "그럴수록 엄마가 함께 풀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어떤 능력이 부족해 어려워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술형 문제는 독서량이 많은 아이일수록 잘 풀어요. 결국 독해력이 수학에도 영향을 주는 거죠. 요즘은 문장 제시 문제가 점점 많아지는 경향이어서 아이가 어떤 문맥에서 막히는지를 꼭 점검할 필요가 있어요."
김씨는 "물론 경시대회 문제처럼 난이도를 높이려는 목적의 문제는 교사인 저도 못풀 때가 있다"며 "아이가 봐달라는 문제를 풀지 못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이 문제는 왜 이렇게 어렵게 냈을까', '어떤 부분이 함정일까'를 함께 고민하면 그 과정이 더 좋은 공부가 된다"고 조언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학년별 수학 지도 포인트
1학년:16개 단원 중 11개가 '수와 연산'이다. 바둑돌이나 수 모형을 이용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자.
2학년:구구단을 확실히 외우게 하자. 선분 직선 삼각형 사각형 등 평면 도형의 개념을 색종이를 자르고 뒤집어보는 활동으로 익히게 하자.
3학년:사칙연산의 완성단계. 연산 연습을 확실히 시키자. 도형, 측정, 확률·통계 영역은 실생활과 놀이를 통한 훈련이 필요하다.
4학년:학생 간 우열 격차가 분명해지는 시기. 분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가므로 3학년 때 배운 분수 개념을 재확인한 뒤 가분수, 대분수 등 여러 분수를 익히게 하자. 괄호가 있는 혼합계산 방법도 확실히 알고 넘어가게 해야 한다.
5학년:응용 문제가 많아져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시기. 5학년 수학을 잘 익혀야 중학교에서도 잘할 수 있다. 최대공약수, 최소공배수, 통분, 약분 등 새로운 개념을 확실히 이해시키자. 선대칭, 점대칭 등 공간 감각이 요구되는 문제도 증가한다.
6학년:'규칙성과 함수'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중고교 수학에서 중요한 부분이므로 기초 공사를 튼튼히 해두자. 아이들은 중학교 선행학습과 학과 공부를 동시에 하느라 헷갈리고 버겁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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