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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박창희
ㆍ작성일	2013-08-08 (목)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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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 듦" 서평
" 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 듦 " 서평

소노 아야코 지음(리수 출판사)

백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 노년(만년)에 대한 관심들이 부쩍 늘고 있다. 팔십 다 된 며느리가 백세 가까운 시부모님을 모시는 가정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재수(?) 없으면 시부모님을 백세 훌쩍 넘게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푸념같은 하소연이나 우스개 소리도 한다. 현대 문명으로 수명은 연장되고 흔히 말하는 환갑(회갑) 잔치는 이미 오래전에 의미가 상실 되었다. 노년의 시기가 길어 지고 있음에 대해 저자는 누구든지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죽음의 시기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p18)

간소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내려 놓음(p31, p113)을 비...중있게 제시했다. 노년에 건강하고 살뜰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생활의 일선에서 어느 정도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지만(P50) 사회적 중요한 일은 젊은 세대에게 내려 놓으라 권한다.(p31) 움켜쥐고 소유하고 있음으로 무거움과 불안을 느끼느니 소박하고 간소한 평범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유명인이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위치에서는 결코 노년의 여유나 평안을 얻기가 힘들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원숭이 사냥법은 간단하다고 한다. 호리병에 쌀 몇 줌을 넣어 두고 길목에 놓아두면 원숭이가 그 것을 발견해 쌀을 꺼내려고 호리병 안으로 손을 집어 넣으면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숭이가 손에 든 쌀을 놓고 손을 빼서 바로 도망가면 되는데 손 안에 든 쌀을 놓지 못해서 어물쩡하다가 그대로 잡힌다는 것이다. 내려 놓음의 단순함이 생명을 좌우하는 셈이다.

아름다운 나이 듦이란 무엇일까? 배려를 손 꼽았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노년에 이르는 동안 겪은 불운과 불행을 부끄럼 없이자손에게 말해주고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마음이라고 했다.(p153) 가난으로 인한 추함이나 자손들에게 경제적으로 짐이 되어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자립을 통한 당당함도 갗추고 있어야 하고(p79) 허세나 외식없이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담담히 살아내는 모습도 그러하다.(pp89-91) 노년의 아름다운 나이 듦이라는 것이 사실 주관적 기준에 따라 모호할 수도 있다. 살아온 과정이나 경제적 배경 또한 한 몫을 한다. 같은 나이라도 건강 상태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역시 애매하다. 길 거리에서 폐휴지를 줍는 할머니를 어느 기준에 두고 아름다운 나이듦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다. 경로당 구석진 자리에서 찿아오는 이 하나 없이 겨우 연명하며 노년을 보내는 분들의 삶은 어떻하나. 결국 객관적 기준이나 의미를 부여해서 노년에 갖는 일반적 모습을 조명하게 된다.

장수가 인생의 목적은 분명 아니다.(p43) 성경 신약 히브리서 9장 27절에 "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갸톨릭 신자 답게 성서를 인용하기도 하며 종교적 의식이나 감정을 교훈적 수필 형태로 다정히 권면하고 있다. 팔십에 이른 저자의 인생 경험도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노년이 되면 앞이 훤히 보이는 혜안을 갖는 모습이나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줄어 둠도 기쁘게 받아들이는(p156) 담담함과 여유도 갖게 되는 모양이다. 세상의 인간사가 지식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체험으로 느껴지는 시기가 노년임은 틀림없다.

노인 대상 요양원이 곳곳에 어렵지 않게 보이고 있다. 실버 관련 산업도 유망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년이 되면 누구나 평안하고 여유있고 건강한 삶이 되어지기를 소망한다. 오십을 넘긴 나도 핑크빛 전망으로 큰 기대는 갖고 있지만 염려와 불안이 먼저 다가온다. 그렇다고 무엇을 어떻게 무리해 시도한다고 지금의 상황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듯 싶다. 하루하루 소중한 날 들,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담담히 내려 놓고 배려 하는 삶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간소하고 아름다움의 나이듦"을 권하는 소노 아야코의 이 시대를 살아내는 우리네를 향한 소탈한 바램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