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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검은비
ㆍ작성일	2004-12-29 (수) 10:34

ㆍ추천: 0 ㆍ조회: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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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써줘야 할 아름다운 우리 말
도서명 : 안써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
알라딘에 오른 독자서평입니다.

제대로 써줘야 할 아름다운 우리 말
검은비 , 2004-12-27

먼저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쓸려니,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제대로 조리있게 우리말을 사용하면서 써야할텐데....하는 생각이 압력을 가하는 기분입니다. 읽어보시면 아실테지만 이 책을 쓰신 분은 아주 아주 예리하신 분이다보니 이 책을 읽고도 한글을 제대로 못 쓰느냐고 당장에 혼줄이 날 것같은 기분에 말입니다. 정말 이 책 덕분에 제대로 자리잡은 한글이 한 두개가 아니였으니 제대로 가르쳐준 우리의 말을 앞으로는 정말 잘 쓰면서 살아야 할텐데요^^

일단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우리가 쓰지 않아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 말들에 대한 글일듯 싶지만 책의 내용은 제목의 분위기랑은 사뭇 다릅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잔뜩 풀어질 이야기 보따리같은 기대감은 날카롭고,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잘못 사용된 우리 말을 다시 고치면서, 제대로 써야한다는 쓴소리와 제법 유식하다는 축에 드는 인사들이 저지르고 있는 무식한 언행이나 글에 대한 예리한 풍자에서는 등줄에 식음땀이라도 한 줄기 흐를듯, 처음의 기대감은 긴장감으로 돌변합니다.^^

늘 입에 달고 살고, 다들 그렇게 사용하니까, 국어학자라는 사람이 그렇게 사용하는 걸보니 그게 맞는가보다 하거나, 아주 무식한 언행(예를 들어, 누구누구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같은...말씀하시겠습니다.등등 바른 방법을 다 두고 아주 요상한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광대짓을 하는걸 보면서 그것이 광대짓인지, 막말로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다들 그렇게 사용하고들 있다. 물론 몰라서 그랬다면 배우면 될 것이다. 그러나 배운 인사들이 그러는 것을 보면 정말 광대짓이 따로 없다. 이 책에서는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도 잘근잘근 씹듯 짚어나간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의 무지와 어리석은 언행을 느끼고 바로고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난 거의 몇 장마다 한 번 꼴로 고개를 주억거리면서....'아~~~이렇게 써야하는구나!' 를 연발했다는....^^

개인적으로 나는 한자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학교 다닐때는 한문만큼은 자신 있었다. 늘 시험성적도 좋았다. 그게 다 할아버지와 아빠의 무언의 압력으로 인한 결과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자를 모르는 인간은 대표적으로 무식한 인간이라는듯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나오는 즉시 기계적으로 외우고 그랬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한자를 쓰지 않았다. 신문 볼때나 가끔 접하는 한자보다는 영어에 더 몰두하곤 했다. 그러고보니 한자나 영어에 몰두할 시간을 한글에 몰두했다면 나의 유아적인 한글사용이 보다 나은 발전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나는 한자를 즐겨 사용하거나, 한자를 어떤 식으로든 넣어 말을 만드는 인간들, 일명 한자 편집증을 가진 이들이 점점 혐오스러워졌다. 그들과 대화를 하려면 대화 중간중간 그게 도대체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야 하거나, 그냥 죽으로 알아듣는 척을 해야했다. 그리고 정작 그들의 말을 풀어보면 대개가 아주 요상하다. 한자를 무리하게 넣다보니 앞뒤가 맞질 않거나 같은 말을 한자로 한 번, 한글로 한 번 하는식이 많다. 신어조작증 환자들도 아니고 왜들 그렇게 한자에 열을 올려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 탓에 요즘도 한자를 즐겨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한글이나 제대로 쓰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우리나라가 한자를 사용하게된 시작부터가 문제투성이고 꼬일대로 꼬여있으니 지금에서 그걸 풀려면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할듯 싶기도 하다. 그래도 반드시,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전 세계의 모든 언어중 가장 으뜸인 한글에 대해서 우린 몰라도 너무 모른다. 늘 입에 달고 살고, 늘 읽고, 쓰면서도 우린 모르는 것은 계속 모르고 산다. 새로운 단어를 발견하거나 하면 한자나 영어를 외우듯 한글을 외울 생각을 우린 잘 하지 않는다. 제것이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일부에서 한글쓰기를 활성화하자는 분위기가 잇다. 어쩌면 바람같은 동기로 끝나버리기보다는 연구하고, 찾고, 즐겨쓰도록 하는 길게 보고 움직이는 그런 실용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