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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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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유리벽 안에서 행복한 나라


이순미 지음/320면 / 15000원

타산지석S

 

 

 

이 책은 청결과 안전으로 대변되는 유리벽 안의 싱가포르에서부터 더위·다민족·통제로 대변되는 유리벽 밖의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명암이 공존하는 독특한 싱가포르만의 문화와 척박한 적도의 나라를 부와 투명성으로 대표되는 세련된 도시국가로 변모시킨 싱가포르의 저력은 어디에 있으며, 민족·문화·종교가 다른 다민족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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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책 소개

버려진 땅을 동남아 최고의 나라로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강제 탈퇴 당함으로써 독립을 이룬 나라이다. 물도 없고, 자원도 없고, 있는 것이라고는 더위뿐인 적도의 섬나라를 동남아 최고의 나라로 탈바꿈시킨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중국 대륙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난리를 피해 말레이시아의 끝자락 섬에 정착한 화교, 이들은 현재 싱가포르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현실을 박차고 떠나온 이들의 추진력과 수완 좋은 화교의 재력, 그리고 점차 확대되는 본토에 대한 간섭 등, 싱가포리안으로부터 골머리를 앓았던 말레이시아의 툰쿠 수상은 싱가포르 화교 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탈퇴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륙을 떠나온 화교는 황폐하든 지독하든 이 땅을 붙들어야만 했다. 이에 싱가포르의 리콴유 수상은 싱가포르를 가꾸기 시작했다. 정적들은 싹을 내지 못하게 누르고, 게으른 백성은 에어컨으로 일으키고, 무법자들은 태형으로 다스리며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경제성장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예로부터 무역항이었던 장점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다른 항구에 비해 하역작업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선박뿐 아니라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비행기의 중계항으로도 발돋움했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은 착륙 20분이면 이민국 검열을 끝내고, 수하물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신속한 체계를 갖추어 세계의 항공기를 끌어 모았다. 학회나 국제회의, 비즈니스 등을 하러 오는 외국인은 언제나 특별대우를 하였고, 다국적기업을 위한 무노조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세금은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고, 투자를 위한 법적인 절차와 진행은 간단하다. 세미나든 뭐든 운영 경비가 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해서 국제적인 회의를 열기 적당한 곳으로 만들었다. 황폐했던 섬나라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도록 싱가포르만의 자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재 양성만이 살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원이 없는 국가의 미래가 전적으로 유능한 인재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여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학력 수준은 대단히 높이 평가받고 있다.

대학 입시만 보더라도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 대학을 목표로 이뤄진다. 싱가포르 최고 명문 고등학교인 레플즈 주니어 칼리지는 연간 100명 이상의 졸업생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50%300여 명의 졸업생이 미국의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추세이다. 싱가포르 학생들의 높은 세계 대학 진학률이 싱가포르 교육의 방향과 수준을 증명해주는 셈이다. 싱가포르 행 비행기를 타는 한국의 조기 유학생들이 날로 늘어가는 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우열반이 정해지고, 이때 상급학교로의 진학 기회를 얻지 못하면, 인생 역전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렇게 걸러진 학생들만 진학시켜 효과적인 수업을 한 덕분에 싱가포르 중등학생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덕분에 싱가포르는 동남아 교육의 허브, 세계 교육의 허브로 자리하게 되었지만, 우수한 인재가 우수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면, 우수하지 못한 인간도 만들어지고 있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싱가포르는 여성 인력 발굴도 중시했다. 인재 발굴에 있어 남녀를 불문하고 한 명의 인재도 헛되이 놓치는 일이 없어야 했다. 그래서 내놓은 정책이 메이드 제도이다. 메이드는 일종의 식모다. 여성에게 가사와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여성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누군가 집안일을 대신해준다는 것은 여성이 기회를 제공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메이드는 주로 주변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다. 따라서 메이드와 주인 간의 갈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유지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와 효과가 있음을 말해준다.

없는 것도 자원이 되는 나라

싱가포르에는 물도 없고 자원도 없고 있는 것이라고는 더위뿐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제약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수입해서 쓰지만,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을 정제하여 더 비싼 값으로 되판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정제수 만드는 법을 견학하러 온다면, 싱가포리안의 물건 팔아치우는 솜씨는 더 알아보고 말 것도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세계 3대 정유 산업국이다. 1970년대부터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정유시설을 이용하여 중동에서 수입한 원유를 석유로 만들어 다시 중동 시장에 되판다.

적도의 더위도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싱가포르는 하늘 아래 에어컨으로 덮인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어컨은 널브러져 있던 사람들을 일터로 보냈고, 뜨거운 열기 때문에 고장나는 기계에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시내의 주요 빌딩은 지하로 연결되어 있어 맘만 먹으면 제대로 된 더위를 경험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 관광객들은 인공 눈을 뿌리며 즐기는 색다른 크리스마스를 위해 적도의 나라 싱가포르를 찾는다. 뿐만 아니라 적도 위의 마라톤을 개최해 끔찍한 더위조차 희귀한 상품으로 탈바꿈 시키는 싱가포리안의 수완은 놀랄 만하다.

리콴유 수상, 그가 일군 유리벽 안의 행복

싱가포르는 국회의원 89명 중 83명이 여당인 인민행동당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민행동당을 리콴유당이라고도 한다. 한국인에게 리콴유 수상은 박정희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방법으로 통치한 것으로 자주 비교된다. 하지만 평가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와 극과 극을 달린다. 리콴유 수상을 독재자라고 폄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정치적인 능력을 부러워하고, 어떤 때는 그의 청렴한 정치를 표본으로 삼기도 한다.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싱가포르식 사회민주주의 앞에서 싱가포리안은 독재든 통제든 사소한 불편쯤은 감수하면서 리콴유 수상이 없었다면 싱가포르도 없다는 말로 정부를 평가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도 국가로부터 철저하게 평가받아야 하는 나라, 어렸을 때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교육을 받고 직업 훈련에 전념해야 한다. 아직도 비밀경찰이 운운되고, 하다못해 일간신문에 경범죄자들의 사진과 신상, 죄목까지 조목조목 실어 경각심을 일으키는 나라 싱가포르, 어쩌면 자유를 반납한 사소한(?) 불편함이 싱가포르의 안락한 유리벽을 공고히 지켜주는지도 모른다.

무기력한 사람들의 화끈한 나라

낮도 덥고, 밤도 더운 나라, 싱가포르. 움직이는 것은 고사하고 생각조차 멈추게 하는 찜통 같은 적도의 더위 속에서 싱가포리안의 게으름과 느림을 탓할 수는 없다. 싱가포리안이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식사를 해결하는 호커 센터에서는 눈곱도 떼지 않은 부스스한 모습으로 모닝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더위 때문인지 통제 속 갑갑함 때문인지, 무기력에 빠진 싱가포리안은 늘 색다른 즐거움을 찾는다. 밤이면 왈츠를 추고, 결혼식이며 파티는 화끈하게, 무엇이든 기념일이 되면 화려한 기념식을 치르고, 클래식 공연의 끝은 춤판으로 마무리 지어야 직성이 풀린다.

다민족으로 구성된 싱가포르에는 종교도 음식도 축제일도 다양하다. 국민을 단합시켜야 하는 국가로서는 이 모두를 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싱가포르에는 축제도 끊일 날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축제와 다양한 음식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싱가포르는 480만 인구에 1000만 관광객이 찾는 나라다.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누구나 싱가포르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다민족의 공용어인 영어에 있다. 싱가포르 영어인 싱글리시는 어순도 다르고 발음도 이상하지만 싱글리시를 쓰는 싱가포리안에게 부끄러움은 없다. 싱글리시가 이들의 국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통영어를 못 알아듣겠다고 당당하게 짜증을 부린다.

오랜 세월 영어를 써온 싱가포리안은 겉은 동양인이지만, 속은 서양인이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곧 영국인의 문화에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그들이 배운 것은 영어만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얌전하다가도 토론에 들어가면 영국인이나 서양인처럼 토론하고 차갑고 냉정하게 변한다. 엄한 규율과 제약에 찌든 모습 따위는 없다. 더 이상 예전의 수줍은 싱가포리안은 없다.


저자소개

이순미

주재원 아내로 10여 년을 해외에서 살았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 사회 민주주의 국가인 영국을 경험했기 때문에 아시아적 사회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싱가포르의 실체를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 관한 원고를 쓰느라 싱가포르 구석구석을 살피고, 싱가포르의 어학원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면서 만난 싱가포리안들 덕분에 싱가포르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학부에서는 국어교육학을, 대학원에서는 한국어교육학을 공부하였다.
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하였고, 해외에 나가 있으면서 객원기자와 자유기고가가 되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싱가포리안에게 한국어를 가르쳤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대학교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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